일상/육아

이유식 쉽고 편하게 만들기 (전기 압력밥솥 사용)

꽃을든낭자 2020. 2. 14. 10:21

이유식 쉽고 편하게 만들기 (전기 압력밥솥 사용)

 

초기 이유식이 지나가고 중기로 접어들면서 쌀과 재료들의 크기가 커졌다. 오랜 시간 저어가며 끓이기도 힘들어졌고 냄비에 눌어붙어 설거지도 힘들어졌다. 재료들이 충분히 익어서 퍼질 때까지 저어가며 익히는 것이 여간 수고스러운 게 아니다.

초기 이유식

 

한 번은 아이가 설사를 했다. 늘 먹던 양배추와 소고기만 넣었는데 양배추 양이 많아서 그런 건지 덜 익어서 그런 건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육아 정말 어렵다. 정성과 시간을 투자하면 좋은 성과가 나와야 되는데 육아는 예외다.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허무할 때도 참 많다.ㅜ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편하게 살자'이다. 시판 이유식을 먹이는 게 가장 편한 방법이다. 하지만 하루에 150g씩 3번 이유식을 먹고 간식, 과일도 챙겨주면 식비가 후들후들하다.

 

그래서 전기 압력밥솥으로 이유식을 쉽게 만들어 봤다. 처음엔 쌀 1인분과 물 2인분, 당근만 넣고 전기 압력밥솥으로 취사 버튼을 눌렀다. 찰지고 질퍽하게 잘됐다. 그러나 문제는 전기 압력밥솥에서 스팀 나올 때 밥솥이 엄청 더러워진다. 냄비 닦는거 보다 전기 압력밥솥 닦는게 더 힘들다. 그리고 사람들 말로는 증기 배출구가 막혀서 밭솥이 터질 수도 있으니 절대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사실 쿠쿠 전기 압력밥솥에 영양죽 모드로 하려고 했는 데 사용방법도 모르고 사용 설명서 보기도 귀찮았다. 하지만 위험이 존재하니 귀찮아도 사용 설명서를 찾았다.

 

일단 쌀 1인분, 간 쇠고기, 잘게 자른 단호박을 넣고 물은 내솥에 영양죽 눈금 1까지 부었다. 그리고 설명서에서 시키는 데로 '메뉴/선택' 화살표를 눌러서 영양죽을 선택했다. '확인' 버튼 누르고 '취사' 버튼을 눌렀다. 93분 걸린다.

93분이 지났다. 영양죽 모드는 증기 배출이 안된다. 처음 알았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계속 젖지 않아도 되고 쌀도 미리 불리지 않아도 되고, 믹서기에 분쇄하지 않아도 된다. 혹시나 덜 익지 않았는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밥알이 푹 퍼져서 혀와 입천장으로 충분히 부서진다.

 

이유식 용기에 소분하고 냉장고에 넣었다. 하루 정도가 지나면 밥알이 불어서 그런지 수분이 사라진다. 그래서 먹을 때 정수기 물을 20ml 정도 넣고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인다.

 

전기 압력밥솥으로 쇠고기와 시금치를 넣고 이유식을 만들어봤다. 진짜 쉽고 편하다. 진작 이렇게 할걸 후회스럽기까지 하다.

 

참 살기 좋은 세상이다~
그러나 난 기계치ㅡㅡ;;
버튼 몇 개 누르는 것도 어렵다.
모든 가전에 AI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쿠쿠야. 영양죽 1인분 시작!"
"쿠쿠가 영양죽 1인분을 시작합니다."

 

"공기청정기야. 공기 정화 빨리 해줘~"
"공기청정기가 순환팬을 빠르게 돌리고 있어요."

 

"건조기야. 10분 단축시켜줘~"
"건조 시간을 10분 단축하였습니다"

 

"가습기. 습도 60% 유지"
"현재 습도 40%에요. 가습량을 증가하여 습도 60%를 유지할게요~"

 

"세척기. 오후 2시에 살균 시작해"
"세척기가 오후 2시에 살균을 시작합니다"

 

"환풍기가 음식 냄새를 감지했어요. 환풍기를 가동할게요~"

 

그냥 희망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