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노지 딸기 겨울나기
여름에 노지 딸기를 맛보고 귀찮음과 함께 딸기밭을 방치했다. 9월에 많은 태풍을 맞아가면 추운 겨울을 잘 버티고 있을까? 못 버티고 죽었을까? 오랜만에 밖으로 나가 노지 딸기를 확인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훨씬 잘 자라고 있었다.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딸기밭을 재정비했다. 엎어진 화분은 다시 세워 흙으로 잘 덮어줬다. 그리고 여름에 잘라 줬어야 하는 런너를 드디어 모두 잘랐다. 거의 뿌리만 남기고 가위로 싹둑 잘랐다. 깜짝 놀랄 사실은 정말 어마어마한 번식이다. 흙만 있으면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었다. 뿌리가 어찌나 실하게 땅에 박혔는지 잘 뽑히지도 않았다.
화분에 옮겨 심은 자식묘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딸기 키우는 방법을 모르고 시작했기에 죽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잘 자라고 있었다. 죽지도 않고 화분 밑으로까지 뿌리를 내려 땅에 묻혀있었다. 어쩌면 런너를 자르지 않아서 화분에 옮겨 심은 자식묘가 살아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화분 딸기를 모아놨다. 30개가 좀 넘는 거 같다. 봄이 되면 옮겨 심어야 하는데 땅이 없어서 큰일이다. 아마도 계속 화분에서 키워야 될 것 같다.
1~8번 딸기다. 모두 죽지 않았다.
노지 딸기는 겨울을 어떻게 버틸까?? 기온이 영하가 되면 죽을 줄만 알았던 딸기가 아무런 월동 준비 없이 잘 살아있다. 앞으로 날씨가 더욱 추워질 수도 있으니 노지 딸기 겨울나기를 준비했다. 작년 3월과 같이 비닐 한 겹을 덮어줬다. 화분 딸기도 비닐로 덮었다. 바람이 송송 들어갈 것 같지만 그래도 안 덮은 것보다 낫겠거니 생각한다. 비록 비닐 한 장이지만 딸기 비닐하우스다.
조금은 엉성하고 서툰 노지 딸기 키우기지만 이 정도면 노지 딸기 겨울나기는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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