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

태안 해루질 펜션, 해루질 장비

꽃을든낭자 2020. 6. 23. 15:58

태안 해루질 펜션, 해루질 장비

이번 여행은 급하게 결정됐다. 여행을 결정하기까지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자기야 갈래?"

"그래 가자."

고고~

 

 

 

목적은 해루질이 아니고 수영장 펜션에서 아이들과 함께 여유롭게 놀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태안에 수영장 펜션을 찾아보던 중 빈티지하우스라고 아주아주아주 저렴한 수영장 펜션이 있었다. 엄청 오래된 펜션 같은데 수영장은 2020년에 새로 지은 것 같았다. 펜션이 크고 방이 많다. 1층에 하우스 10~14호 2층에 빈티지 1~9호 까지 있다. 10호 옆이 관리실이다. 

 

우리가 예역한 방은 하우스 10호. 어른 4명, 아이 2명. 수영장에서 가까운 13호 또는 14호를 예약하고 싶었지만 예약이 완료돼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빈티지 하우스에 대한 후기를 검색했더니 사장님이 친절하다. 해루질 후기. 낡았다. 기타 등등 후기가 적지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난 해루질이 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었다. 어차피 목적이 가족끼리 수영장에서 놀고 고기 구워 먹고 집으로 돌아올 생각이었다. 그래서 펜션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정말 많이 낡았다. 그리고 밤에 잠들기 전에 신랑한테 벽에서 조금만 떨어져서 자자고 하니 신랑이 왜그러냐고 묻는다. 콩벌레 나온다고 했더니 콩벌레는 익충이라 괜찮다고 한다. 그리고 쿨하게 그냥 잔다. 아~ 오늘은 익충과 동침이다.  사진은 나올 때 찍은 사진이라 잘 정리되어 있지 않다.  

 

 

수영장에서 신나게 놀았다. 아직 6월이라 그런지 수영장 물이 차갑게 느껴졌다. 그래도 들어가서 놀다보면 수영장 물이 차가운지 따뜻한지 모른다. 들어갈 때만 잠시 차갑게 느껴질 뿐이다. 


 

아들아~ 다이빙은 금지란다!

 

 

둘째 아이는 감기도 걸려있고 아직 수영장 물이 차서 수영장에 못들어가게 하려고 했는데 물속으로 들어가겠다며 어찌나 손가락질을 하던지... 결국 사장님께 세수 대야 없냐고 여쭈니 고무 대야 하나를 빌려 주셨다. 뜨거운 물 한 냄비를 부어 미지근하게 만들고 둘째 아이를 놀게 했다. 



5시쯤 바람이 솔솔 불고 춥기도하고 배도 고프고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숙성돼지 목살 4인분을 주문했다. 1인분에 400g 1만 원. 그릴+숯은 1인당 5천 원. 쌈장, 바늘, 고추, 김치, 버섯은 준비해 준다. 상추와 햇반만 사갔다. 

 

 

잘 숙성된 돼지 목살에 숯불 입혀주면 맛있다. 양도 많고 고기가 정말 맛있다. 솔직히 다음에 고기 생각나서 한번 더 갈지도 모르겠다. 평소에 신랑과 둘이서 한근을 다 못 먹는데 어른 4명이 2근 반을 어떻게 다 먹었는지 모르겠다. 부모님도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는데... 아마도 고기가 더 있었으면 더 먹었을 것 같다. 



저녁을 먹고 펜션 사장님이 저 멀리 소나무가 용이라고 알려 주신다. 해가 떨어질때 보면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거처럼 보인다. 하지만 난 똥손인가 보다ㅠㅠ 사진을 저렇게밖에 못 찍다니..ㅠㅠ
원래 더 멋진데...

 

 

 

다른 사람들은 발사이즈를 말하며 장화 달린 바지를 입으며 분주하다. 처음 보는 장비들도 등장한다. 사장님께 뭐냐고 물어보니 해루질 체험이란다. 해루질? 뭐지? 갯벌을 지나 물이 배꼽 정도의 높이에서 소라, 골뱅이, 조개, 꽃게 등을 잡는다고 한다. 엄청 재밌을 것 같은데... 아이들이 초등학생 정도만 됐어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엄청 엄청 아쉬웠다. 

 

 

다음에 꼭 해루질을 해보기 위해 필요한 장비들을 사진 찍어 놨다. 수경 사진이 없네~ 나 해루질 장비 풀셋으로 살꺼야ㅋㅋㅋ 빈티지 하우스 펜션에서 해루질 장비, 뜰채, 수경 등등 다 빌려 준다. 장비를 포함한 해루질 체험 비용은 1인 15,000원. 2인은 25,000원이다. 그래도 사고 싶다. 

필요한 해루질 장비는 서치, 배터리, 집게, 장화달린 바지, 수경, 고무장갑, 수경, 뜰채가 있어야 되는 거 같다. 서치는 어두운 물속을 훤히 비출 수 있는 수중 랜턴이다. 배터리는 서치에 꽂아서 사용하는 거 같은데 배터리 무게가 무겁다. 혼자서 이 모든 해루질 장비를 짊어 지기는 힘들 것 같고 서치, 배터리, 집개, 뜰채, 수경은 2인이 1개씩만 사용하는 것이 덜 힘들 것 같다. 여자 혼자 해루질 장비 다 짊어지면 뭘 잡기도 전에 지쳐 쓰러질 듯하다.해루질 수경을 보고 이게 뭐냐고 했더니 신랑이 출렁 거리는 바닷속을 잘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아~

해루질 장비에 작살, 조개 꼬시개, 낙지 꼬시개, 갈고리, 갸프 별개 다 있다. 하지만 우린 어업인이 아니므로 악어 집게 하나로 재미만 느끼면 충분할 거 같다. 

우리도 나중에 호미질 갯벌 체험 말고 해루질 장비 챙겨서 통골뱅이 캐오자!!! 남들 해루질하러 갈 때 우리는 입질도 없는 방포 방파제에서 낚시를 3시간 동안 한건 비밀!!! 

 

 

 

낮에 방포 방파제에 가면 할머니들이 해삼, 멍게, 낙지를 판다. 한 접시 1만 5천 원. 모듬은 3만 원. 번데기, 고동은 3천 원. 투박한 칼질에 볼품은 없지만 해삼은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