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

가평 키즈풀빌라 마이츄

꽃을든낭자 2020. 5. 29. 10:05

가평 키즈풀빌라 마이츄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지 급하게 예약해서 그런 건지 룸 예약도 잘못하고 주문 실수도 잦아진다. 아무튼 가평 키즈풀빌라를 검색하니 남아있는 객실이 거의 없다. 마이츄키즈풀빌라에 룸이 하나 남아있어 급하게 예약했다. 실내에 수영장이 있고 정글짐이 있는 룸으로 예약한 줄 알았다. 그러나 우리가 예약한 객실은 11동 1102호. 1동 102호와 헷갈렸다. 사진 때문에!!! 아무튼 도착해서 예약이 잘못되었음을 알았다. 어쩐지 싸더라.... 주말 비수기 26만 원 정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가평 키즈풀빌라 마이츄 11동 1102호를 예약하고 후기를 검색했다. 후기먼저 검색하고 예약했어야 했는데 마음이 급했나 보다. 후기들을 보니 평이 무척 안 좋다. 일단 '더럽다', '불친절하다', '수영장이 목욕탕 수준이다"라는 후기들이 많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다. 

 

펜션 단지가 무척 크고 건물이 많았다. 마이츄 키즈풀빌라 건물들은 낡아 보이진 않는데 보수가 필요한 곳이 눈에 띈다. 외벽이 벗겨진 곳도 있고 빌라 앞에 잡초도 꽤 있고. 하지만 나에게 외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왜냐면 집콕이 목적이니까!

 

나무 계단을 따라 11동 1102호 내부로 들어갔다. 띠용~ 객실 예약이 잘못되었음을 알고 엄청난 짜증이 밀려왔다. 집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어쩌냐ㅡㅡ;; 내 잘못인걸~. 분명 내가 예약할때 1동 102호 창에서 예약했는데. 그리고 사진에 정글짐도 있었는데. 사기당한 느낌이다. 다시 생각해도 기분 더럽다. 내 기분은 안중에도 없는 아이가 어서 들어가서 놀자고 내 손을 끌어당긴다. 아이들이 좋아해서 기분이 좀 풀렸다. 

 

내부는...... 쫌 그렇다. 벽지나 문짝, 변기, 세면대, 싱크대, 냉장고 모두 낡아있지 않다. 하지만 바닥은 끈적거리고 미끌거렸다. 모서리는 갈색의 묵은때가 보였다. 에어컨 옆 구석에서 라면 부스러기도 나왔다. 이미 후기를 확인했기에 별로 놀랍지도 않았고 실망스럽지도 않았다. 포기상태다.

 

실내에서도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다. 전기 그릴 식탁이 있다. 그러나 이 전기 그릴이 장착되어있는 식탁이 문제다. 실내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게 하려면 관리를 잘하던지 아니면 고기를 구울 수 없게 하던지 해야 되는데 관리를 잘 안 하는 듯했다. 바닥이 정말 엄청 미끌거린다. 바닥이 미끌거려서 의자도 잘 밀린다. 아이들이 의자에 오르고 내릴 때 의자가 미끌려서 넘어지기 딱 좋다. 큰 아이에게 바닥이 미끄러우니깐 의자에서 오르고 내릴 때 조심해서 천천히 내려오라고 누누이 말했지만
쿵! 아잉~ 아퍼 아파~
그래서 엄마가 조심하라고 했잖아!!!
조심하란다고 조심하면 아이가 아니지! 괜히 아이에게 짜증만 한번 더 냈다. 전기 그릴이 있는 곳만 미끄러운 게 아니고 집 전체 바닥이 미끄럽다. 그냥 미끄러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입실하자마자 수영장에 물 받았다. 후기에서 봤던것과 똑같이 수영장에 차가운 물은 꽉 잠기지 않는다. 계속 줄줄 나온다. 그리고 목욕탕 수준 맞다. 4Mx2.5M 되는 거 같다. 깊이는 40cm 정도. 내 손으로 딱 두 뼘이다. 2시간 정도 지나니깐 다 채워졌다. 수영장이라 쓰고 목욕탕이라 읽는다. 목욕탕 수영장에서 아이들은 무척 좋아한다. 12개월 돌을 맞이한 딸아이가 튜브 타고 걸어 다니면 좋아한다. 어찌나 바쁘게 돌아다니던지 매우 귀여웠다. 돌아다니다 갈증이 나는지 장난감 그릇으로 목욕탕 수영장 물도 퍼서 마신다ㅡㅡ;; 겁이 많은 5세 아들 녀석도 풍덩풍덩 좋아했다. 어쩌면 우리에게 목욕탕 수준의 수영장이 더 적절했을지도 모른다. 

 

목욕탕 수영장 이용시 주의사항이 있다. 가전제품은 만지지 않는 것이 좋겠다. 목욕탕 수영장에서 놀다 보면 집 전체가 습해진다. 음료수 꺼내려고 냉장고를 만졌는데 전기 왔다. 찌릿~ 죽을 정도는 아니니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안전을 위해 만지지 않는 것이 현명한 거 같다. 아이들은 크게 놀랄 수도 있을 듯.

 

식기류는 잘 모르겠다. 관리도 엉망인데 식기류 설거지는 제대로 했겠나 싶어 그냥 일회용 썼다. 어차피 우리는 고기를 먹지도 않고 인스턴트 갈비탕과 브런치 정도로만 해결했다. 후라이팬은 챙겨갔고 갈비탕을 데우려고 냄비를 꺼냈더니 냄비에서 김치찌개 냄새가 났다. 그래서 갈비탕은 그냥 전자레인지에 데웠다. 여행 가서 불 피고 이것저것 준비하는 것도 번거스럽다. 아이들이 날 가만히 놔두는 아이들도 아니고. 

 

장난감 바구니 하나에 소꿉놀이 세트가 있다. 미끄럽틀 자동차도 하나 있다. 폴더 매트도 2장이나 있다. 하지만 상태가 서운하다. 때가 많이 묻어있다. 물티슈로 닦아가며 놀았다. 물티슈 2팩과 반쯤 남아있는 물티슈 한 팩도 가져갔는데 거의 다 쓰고 왔다. 바닥, 식탁, 장난감에게 물티슈를 양보했다. 

 

화장실은 넓고 깨끗하고 변기도 자동이고 매우 좋다. 하지만 아이용 변기커버가 없다ㅡㅡ;; 키즈풀빌라라는 말이 무색하다. 덕분에 변기에 아이 엉덩이가 빠지지 않도록 똥 싸는 내내 쪼그려 앉아서 아이의 상체를 안아주고 있었다. 


침실은 매우 좋당~ 침대도, 이불도, TV도~ 
목욕탕 수영장을 이용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이불과 베개는 좀 눅눅함이 있다. 이불과 베개도 한 세트 더 가져다주셨지만 침대에서 네 식구가 불편하지 않게 잘 수 있었다. 자면서 사방팔방 굴러다니는 5세와 12개월 아이도 굴러다니면서 떨어지지 않고 잘 잤다. 

 

 

위의 사진은 제습기다. 처음에 공기 청정기인줄 알고 사용하려고 했는데 제습기였다. 물통이 만수라서 물통 비우고 사용하려고 물통 제거하려는데 띠용!!! 신랑이 그냥 사용하지 말란다. 그래서 다시 원위치시켰다. 


요약하자면....
미끄러운 바닥, 아이용 변기시트, 부족한 장난감, 청결상태 정도는 좀 아쉽다. 목욕탕 수영장에서 보이는 장난감 일부는 집에서 가져간 장난감이다.
하지만 침실은 훌륭하다. 매우 푹신거리는데도 아침에 허리가 아프지 않았다.